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알려진 초전도체 물질이 증시를 흔들고 있습니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초전도체 물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관련 주식들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친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아직은 학계의 검증이 좀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초전도체 관련주는 8개
2일 증시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종목은 8개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고려제강, LS전선아시아, 덕성 등 3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신성델타테크, 원익피앤이, 파워로직스, 서남, 모비스 등 5개 종목이 상한가로 올랐습니다.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서남, 덕성 등 4개 종목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죠.
초전도체 관련주 대란
초전도체 관련 종목은 7월 27일부터 상승세를 탔습니다. 가장 크게 오른 서남은 5거래일간 세 배 가까이 올랐죠.
이런 초전도체 관련 테마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물질’ 관련 논문이 7월 27일 국내에 알려진 뒤 확산되고 있습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 등은 7월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를 통해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초전도체 물질 '엘케이(LK)-99'에 관한 논문을 공개했는데요.
해당 논문은 납과 구리, 인회석(인산염 광물 일종)을 사용해 만든 새로운 결정구조 'LK-99'가 상온 초전도체의 특성을 보였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죠.
해당 논문의 진위를 둔 논란이 커지면서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8월 2일 공지를 내고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습니다. 학계에서 아직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는 모습입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
초전도체란 전기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합니다. 이 물질로 전기장치를 만들면 전력 효율을 극도로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강한 자기장도 만들 수 있죠.
이런 초전도체의 성질은 핵융합장치, 양자컴퓨터, 중이온가속기 등 최첨단 장비를 비롯해 자기부상열차,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극저온에서 기능을 하는 기존 초전도체와 달리 상온에서도 초전도체 성질을 보이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관련 장비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전기자동차, 전력 운송장치 등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전문가들 "논문 내용 검증 필요"
과학계 전문가들은 논문 검증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논문이 게재된 아카이브는 과거에도 검증을 제대로 받지 않은 논문이 종종 올라온 적이 있는데요.
그동안 국내외에서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대부분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 해당 논문이 철회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이 논문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져도 테마주와 관련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관련이 높은 아모텍의 경우 이 회사가 투자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9.37% 보유하고 있다는 게 유일한 연결고리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모텍이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은 2.16% 수준입니다.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LS전선아시아, 아모텍의 최근 사업보고서에도 ‘초전도’와 관련한 내용은 없습니다. 다른 일부 기업은 초전도체의 핵심 장치가 아닌 전원공급장치(원익피앤이)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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